2026.05.06 · Vol. III · No. 19
Collection of luxury cars in a showroom
Photo by Mubashir Shoukat on Unsplash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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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스토리: 읽을 수 없는 로고의 승리 (유머)

2021년 기아의 새 로고 공개. 전 세계가 읽을 수 없어 당황했지만, 그게 바로 최고의 마케팅이었다.

· 2분 읽기 · #스토리#유머#000270

2021년 1월 어느 날,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 20층 회의실.

“이게… KIA입니까?”

전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디자인팀장 김민준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네! 대칭의 미학을 담은 새로운 로고입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죠.”

“근데 이거… KN 아닙니까? 아니면… KIΛ?”

회의실에 침묵이 흘렀다. 브랜딩 컨설턴트가 목을 가다듬었다.

“경험(Experience)의 ‘E’를 생략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이죠.”

“그럼 고객도 K와 I와 A를 못 찾을 텐데요?”

“그게… 바로 화제성입니다!”

3개월 뒤, 로고 공개 직후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트위터에서는 #WhatDoesItSay 해시태그가 트렌딩했다. 누군가는 KN이라 했고, 누군가는 KIΛ이라 읽었다. 심지어 러시아어나 크메르 문자로 보인다는 댓글까지 쏟아졌다.

마케팅팀 사무실은 패닉 상태였다.

“위기관리 회의 소집합니다!”

그러나 팀장 김민준은 의외로 웃고 있었다. 그의 노트북 화면에는 실시간으로 증가하는 SNS 언급량 그래프가 떠 있었다.

“이거 완전 대박인데요? 브랜드 인지도가 200% 올랐어요. 광고비 한 푼 안 들이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뭐라고 읽는지도 모르잖아요!”

“중요한 건,” 김민준이 창밖 도로를 가리켰다. “저기 보세요. 사람들이 길에서 기아 차를 볼 때마다 ‘어? 저게 그 로고?’ 하면서 쳐다본다는 거죠. 무관심보다 나쁜 건 없습니다.”

결국 기아는 공식 입장을 냈다. “우리 로고를 읽을 수 없다면, 당신은 정상입니다. 우리도 그랬거든요.” 자조 섞인 유머 마케팅이었다. 그리고 YouTube에는 “기아 로고 읽기 챌린지” 영상들이 수백만 뷰를 찍었다.

2년 후, 김민준은 칸 라이언즈 광고제 시상식에 초청받았다. 수상 소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완벽한 로고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세상에서 가장 논란 많은 로고를 만들었죠.”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들이 당신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겁니다. 우리는 그걸 로고 하나로 해냈습니다. 비록 아무도 읽을 수 없었지만.”

박수가 쏟아졌다. 무대 뒤에서 전무가 그에게 속삭였다.

“근데 민준씨, 솔직히 말해봐요. 처음부터 의도한 거 맞죠?”

김민준은 씨익 웃으며 입을 다물었다. 어떤 비밀은 영원히 간직하는 게 낫다.

지금도 전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는 기아 로고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그게 바로 기아가 원했던 것이다. 읽히지 않아도 기억되는 브랜드.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받는 정체성.

“경험의 ‘E’는 생략했지만,” 김민준은 생각했다. “경험 자체는 누구도 잊을 수 없게 만들었지.”

본 스토리는 공개된 회사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창작 서사이며,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