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8 · Vol. III · N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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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GLOBAL

폐광의 재탄생

지역 청년들이 흙먼지 나는 광산을 미술관으로 변모시키면서 일어나는 경쟁과 음모

· 2분 읽기 · #스토리#액션

첫 장면

탄광이 문을 닫은 건 이십이 년 전이었다.

준혁은 무너진 선별장 앞에 서서 흙먼지가 가라앉은 공기를 들이쉬었다. 민강자원의 로고가 찍힌 철제 안내판은 녹이 슬어 글자 절반이 읽히지 않았다. 열다섯 살에 이 마을을 떠났고, 서른다섯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손에는 서울에서 받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제안서가 들려 있었다.

“이걸 미술관으로 만든다고요?”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을 이장 박씨의 아들 준우였다. 군청 개발과에 다닌다고 했다.

“구청에서도 검토 중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폐광 지역 문화재생 기금으로 이백팔십억을 배정했거든요. 우리 군이 신청하면 가능성이 있어요.”

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숫자를 알고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폐산업시설 재생 사업에 편성한 예산이었다. 전국 열두 개 광산 지역이 경쟁하고 있었고, 이 마을도 그 중 하나였다. 준혁이 서울을 떠나 내려온 것도, 그 경쟁에서 마을이 이기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균열

문제는 사흘 뒤에 생겼다.

군청 회의실에 낯선 얼굴이 나타났다. 민서라고 소개한 여자는 서울의 대형 문화기획사 명함을 내밀었다. 뒤에는 외부 투자자가 있다고 했다. 민강자원의 구 소유주 측이 별도 컨소시엄을 꾸렸다는 것도.

“부지는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태입니다.” 민서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단했다. “저희가 지하 갱도 전체를 인수해서 체험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발하면, 지역 고용도 창출됩니다.”

준혁은 도면을 펼쳤다. 외부 자본이 들어오면 마을 청년들은 용역 노동자가 된다. 기획권은 서울로 올라간다. 그가 그린 것, 광부들의 손때가 밴 채탄 작업장을 그대로 살린 전시실, 마을 어르신들의 구술 채록 아카이브, 그 모든 것이 ‘컨텐츠 소스’로 소비될 것이다. 이름만 재생이고 뼈대는 개발이 된다.

“갱도 안에 미공개 구역이 있습니다.” 준우가 낮게 말했다. “오래된 기록 보관소예요. 민강자원이 폐광할 때 그냥 잠갔습니다.”

민서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갱도 안에서

다음 날 새벽, 준혁과 준우는 헤드램프를 켜고 잠긴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자물쇠는 낡아서 열쇠 없이 풀렸다.

안쪽은 예상보다 넓었다. 서류함이 벽을 따라 줄지어 있었고, 탄광이 운영되던 시절의 채굴 일지, 재해 기록, 광부 명단이 들어 있었다. 사진도 있었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들, 그러면서도 웃고 있는 얼굴들.

준혁은 한 장을 들어 올렸다. 아버지가 있었다. 30번 갱도 조장이라는 글씨 아래.

“이걸 없애려고 했던 겁니다.” 준우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구 소유주 측이 재해 기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려고 별도 컨소시엄을 꾸린 거예요. 자기들이 개발을 주도하면 이 기록은 영구 비공개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산재 손해배상 소멸 시효가 아직 안 지난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순간 입구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민서였다. 혼자가 아니었다. 뒤에 선 남자는 양복 차림이었고,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다.

“나오세요.” 민서가 말했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표면

이틀간의 법적 공방 끝에 군청이 기록물 공개 권고를 내렸다. 외부 컨소시엄은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났다. 재해 기록은 지역 역사 아카이브로 등록됐고, 생존 광부 가족 열일곱 명이 처음으로 그 기록을 열람했다.

민서는 마을을 떠나는 날 준혁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당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기금 심사는 중앙에서 합니다.”

준혁은 그 말을 들으며 선별장 지붕을 올려다봤다. 슬레이트 사이로 늦가을 하늘이 보였다. 그는 첫 번째 전시실 설계를 다시 시작했다. 채탄 갱도의 날 것 그대로를 살리되, 광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음성 설치물을 중심에 놓기로 했다. 이 공간이 무엇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분명해졌다.

기금 심사 결과가 나오는 건 석 달 뒤였다.

시장은 언제나 그랬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돈이 들어오는 곳이 어디인지, 누가 이야기를 쥐게 되는지를 조용히 지켜보면서.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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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