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터미널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간은 자정이 지나서였다.
짐꾼은 손수레를 밀며 새벽 한 시의 컨베이어 벨트 옆을 지나쳤다. 수십 년간 몸이 먼저 익힌 동선이었다. 어느 구역에 어떤 화물이 쌓이고, 어느 입구가 막히면 어떤 길로 돌아야 하는지 — 그런 것은 지도에 없었다. 손과 발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터미널 동쪽 벽을 따라 낯선 기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노란 몸통에 바퀴가 달린 이송 로봇들이었다. 센서가 박힌 전면부가 사람 없이 천천히 팔레트를 밀어 이동 구역으로 옮겼다. 충돌 방지 신호등이 깜빡였다. 소리가 거의 없었다.
운항 지원 팀장은 시범 운행이 끝나면 이 시스템이 구역 세 곳을 담당하게 될 거라고 했다. 숫자를 들먹였다. 처리 속도 35퍼센트 향상, 화물 파손율 대폭 감소. 2023년부터 주요 허브 공항들이 잇달아 도입한 무인 이송 시스템의 실측치였다. 팀장의 말투는 사무적이었고 질문 시간은 없었다.
짐꾼은 그 숫자를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터미널을 지켜온 사람들이 대부분 그랬다. 숫자를 부정할 수가 없었다. 기계는 피로가 없었고, 불평도 없었고, 야간 수당도 요구하지 않았다.
다음 주부터 전환 교육이 시작됐다. 이름은 그럴듯했다 — 스마트 물류 운용 전문가 과정. 내용은 화면을 보며 로봇 상태를 감시하고, 오류 코드를 읽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재가동하는 방법이었다. 손이 아니라 눈과 손가락이 하는 일이었다.
짐꾼은 화면 앞에 앉는 일이 처음에는 어색했다. 몸이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졌다. 구역을 걷고 싶었고, 팔레트를 잡고 싶었다. 오랫동안 무게를 들어온 손이 마우스를 잡을 때마다 잠시 멈칫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로봇이 자주 멈추는 구역이 있었다. 바닥 요철 때문이었다. 기계는 표면이 불규칙하면 주저했다. 짐꾼은 그 구역을 잘 알았다. 빗물이 스며드는 틈이 있어서 겨울이면 미세하게 들뜨는 바닥이었다. 신발 바닥으로 수년간 느껴온 감각이었다.
그 정보를 점검 일지에 적었다. 다음 날 유지 보수 팀이 왔다. 바닥이 메워졌다. 로봇이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무언가가 연결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짐꾼이 몸으로 익혀온 것들 — 화물이 쏠리는 방향,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터미널 내 온도, 특정 항공사 컨테이너의 잠금 특성 — 이런 것들이 로봇 운용 감시에서 여전히 쓸모가 있었다. 기계가 모르는 것들이었다.
전환 교육이 끝난 날 밤, 짐꾼은 화물 구역을 한 바퀴 돌았다. 로봇들이 무리 없이 팔레트를 옮기고 있었다. 터미널은 예전보다 조용했다. 손수레는 구석에 세워져 있었다.
뭔가를 잃었다는 느낌과, 아직 여기 있다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어느 쪽이 더 큰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