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8 · Vol. III · No. 45
Shipping cargo transportation cargo ship port
Openverse (CC0)
스릴러
GLOBAL

심야 배송의 비밀

새벽 배송 드라이버가 목격한 정체 불명의 상자가 그의 인생을 바꾼다

· 2분 읽기 · #스토리#스릴러

새벽 두 시, 민재는 냉동 탑차의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에 뿌옇게 맺힌 서리를 손으로 닦으며 오늘 배달 목록을 훑었다. 화성에서 인천, 수원, 가평까지. 여든세 개 박스. 새벽 배송 시장 규모가 수년 사이 십 배 넘게 커졌다는 보도를 들은 게 작년이었다. 그 무게는 고스란히 계약직 드라이버들의 수면 위에 실렸다. 녹야특송 화성 센터 소속 민재는 그 사실을 몸으로 알고 있었다. 경력 삼 년, 하루 평균 다섯 시간 수면.

완전히 싫지는 않았다. 텅 빈 고속도로, 아무것도 묻지 않는 어둠. 사람들이 잠든 세계에서 혼자 움직이는 그 감각이 민재에게는 일종의 자유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출발 직전에 생겼다.

팔레트를 정리하다 목록에 없는 상자가 하나 올라와 있었다. 가로 삼십, 세로 삼십 센티미터. 갈색 테이프로 빈틈없이 봉인된 흰 박스였다. 수하인 칸도 발신인 칸도 비어 있었다. 주소지 스티커만 달랑 하나. 경기도 가평군, 번지수만 적힌 주소였다.

“실수로 올라왔겠지.”

민재는 혼잣말을 하며 탑차 구석에 실었다. 당직 관리자는 이미 퇴근했고, 전화를 걸기엔 새벽 두 시였다.

영동고속도로 진입 후 이십 분이 지났을 때, 뭔가 진동했다. 박스 안에서였다. 날카롭고 짧은 떨림. 처음엔 도로 요철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울렸다. 이번엔 더 길게.

그는 갓길에 차를 세웠다.

손전등을 들고 뒤 칸에 들어갔다. 냉기가 목에 찼다. 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테이프 끄트머리를 손톱으로 잡았다. 뜯으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거 건드리지 마세요.”

남자 목소리였다. 낮고 평탄했다. 흥분도 위협도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그 차분함이 오히려 공포였다.

“누구세요?”

“가평IC 일 킬로 전입니다. 갓길 오른쪽에 드럼통 두 개 있어요. 상자 그 옆에 내려두고 그냥 가세요.”

전화가 끊어졌다.

민재는 오 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차 안은 영하 이도였다. 박스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손전등을 껐다. 다시 켰다.

상자를 봤다. 봉인은 멀쩡했다. 스티커의 주소가 눈에 들어왔다. 가평군 북면이라는 지명. 산속이었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차를 몰았다.

드럼통은 진짜로 거기에 있었다. 도로 표지판도 없는 갓길 끝, 녹슨 드럼통 두 개. 민재는 박스를 내려놓았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밤이 너무 조용해서 고속도로 소음이 오히려 멀게 느껴졌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머지 여든두 개 박스를 모두 배달했다. 새벽 다섯 시 이십삼 분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쓰러졌다.

사흘 후, 녹야특송 화성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났다. 원인 미상. 인명 피해는 없었다. 뉴스 기사가 올라왔다가 다음 날 오전에 사라졌다.

민재는 그 기사를 스크린샷으로 찍어뒀다.

그는 지금도 밤마다 같은 도로를 달린다. 여전히 새벽 두 시에 출발하고, 여전히 녹야특송 계약직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목록에 없는 상자가 팔레트 위에 올라와 있으면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싣지도 않는다. 경고하지도 않는다. 그냥 모른 척 주차장을 나간다.

그 박스 안에 뭐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알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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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고지 · 본 스토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이 자동 생성한 창작 서사(픽션)입니다. 등장 인물의 발언, 내심, 행위는 실제 사실과 다른 가공된 묘사이며, 실존 인물과 기업에 대한 평가, 비방, 사실 단정이 아닙니다. 투자 권유나 기업 평가가 아닙니다. 정정·삭제 요청은 nicepark0606@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