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단백질 공장
대체육 원료 공장의 품질 검사관과 설비 엔지니어가 장마철 정전 사고를 함께 수습하며 가까워진다. 생산 라인의 속도와 사람의 리듬이 어긋나는 틈에서 마음이 움직인다.
장마가 시작되면 공장 안의 습도계가 먼저 반응했다. 초록단백 충북 공장 품질관리실의 서진은 오전 아홉 시부터 세 번째 샘플 채취를 마쳤다. 대두 단백 추출 라인의 함수율이 기준보다 0.3퍼센트 높았다. 허용 범위 안이지만 연속으로 같은 방향이면 경보 플래그를 올려야 한다. 그것이 서진의 일이었다.
설비팀 한준은 같은 시각, B동 압출 성형기 하단에 엎드려 있었다. 나사 하나가 미세하게 풀렸고 진동 패턴이 달라졌다. 기계는 말하지 않지만 소리는 달라진다. 그것을 알아채는 데 삼 년이 걸렸다고 그는 종종 말했다.
오후 두 시 십육 분, 낙뢰가 왔다.
경보가 울리는 데 반 초가 걸렸고, 형광등이 꺼지는 데 그보다 짧은 시간이 걸렸다. 비상등이 붉게 들어왔다. 압출 라인 세 개가 동시에 멈췄다. 단백 반죽이 금형 안에서 굳어가고 있었다. 금형 온도가 떨어지기 전에 꺼내지 못하면 그날 오전 투입분이 전부 폐기된다. 단가 기준으로 약 삼백만 원어치였다.
서진은 복도로 나왔다. 제어실 쪽에서 한준이 걸어오고 있었다. 비상 손전등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다.
“B라인 금형은 제가 열겠습니다.”
서진이 말했다. 한준은 잠깐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품질 쪽에서 직접 손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금형 덮개는 무거웠다. 두 사람이 각자 한쪽 손잡이를 잡았다. 서진의 손이 먼저 닿았고 한준의 손이 그 옆에 왔다. 반죽은 아직 따뜻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세 개 라인을 순서대로 수동 해제했다. 발전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을 때 반죽의 절반 이상을 건졌다. 한준은 복구 보고서에 로그를 채웠고, 서진은 구조된 반죽 샘플을 번호순으로 정리했다. 두 사람은 같은 플라스틱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발전기 소음이 귀를 메웠다.
“함수율 올라가겠는데.”
한준이 혼잣말처럼 했다. 습도가 높은 날 금형을 그렇게 오래 열어두었으니 당연한 말이었다.
“이미 아침부터 올라가고 있었어요.”
서진이 대답했다.
한준이 그쪽을 보았다. 말의 무게를 측정하는 듯한 시간이 있었다. 아침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보고보다 먼저 뛰쳐나왔다는 것. 그 두 가지가 그의 머릿속에서 맞닿는 소리가 서진에게 들리는 것 같았다. 착각이겠지만.
“샘플 보고서, 나중에 같이 보겠습니까.”
한준이 말했다.
서진은 잠시 창문을 보았다. 빗줄기는 여전히 굵었다. 2026년 여름, 충청 북부에 발효된 호우 주의보는 사흘짜리였다. 라인은 내일도 같은 습도 안에서 돌 것이고, 샘플은 같은 방향으로 튈 가능성이 있었다.
“네.”
대답이 짧았다. 한준은 그것으로 충분한 듯 다시 보고서로 눈을 내렸다.
발전기 소음이 조금 잦아들었다. 비는 계속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