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 Vol. III · No. 37
Farm agriculture
Moo Corp Library
멜로
GLOBAL

마지막 석탄 발전소

폐지되는 석탄발전소를 방문한 재생에너지 임원이 에너지 전환의 그림자에 남겨진 노동자들과 광산 지역사회의 현실을 마주한다.

· 2분 읽기 · #스토리#멜로

그날 아침, 나는 렌터카를 몰고 고속도로 나들목을 빠져나왔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왼쪽으로 꺾자 풍경이 갑자기 달라졌다. 들판 끝에 굴뚝 세 개가 서 있었다. 흰 연기가 아니라 그냥 회색 하늘에 솟아 있을 뿐이었다. 연기는 이미 없었다.

우리 회사 HNRG—한청에너지—의 상무이사 자격으로 오늘 방문 목적을 서류로 정리하면 ‘현장 확인 및 인수인계 검토’였다. 하지만 나는 그 서류를 뒤좌석에 그냥 놓아뒀다.

발전소 정문 앞에서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만수. 예순이 넘은 얼굴에 머리카락이 거의 하얬다. 삼십삼 년을 이 발전소에서 일했다고 나중에 들었다. 악수를 청하면서도 그의 눈은 내 뒤쪽 굴뚝을 향했다.

“올 줄 알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환영도 원망도 아닌 목소리였다.

내부로 들어서자 터빈실은 어둡고 서늘했다. 기계들은 멈춰 있었다. 정부가 2025년 말까지 노후 석탄 발전소 일곱 기를 순차 폐지한다고 발표했던 건 두 해 전이었다. 이곳은 그 목록의 가장 마지막이었다. 폐지 시한보다 석 달 일찍, 연료가 다 떨어지기 전에 조용히 불을 껐다.

이만수는 말없이 나를 안내했다. 제어실 벽에는 누군가 손으로 쓴 메모가 아직 붙어 있었다. 교대 인수인계 메모였다. 잉크가 바랬지만 글씨는 또렷했다. ‘오전 6시 버너 3 점검 요망.’ 그걸 보는 순간, 나는 가져온 서류가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걸 느꼈다.

“여기서 일하던 분들은요?” 내가 물었다.

“열한 명은 지난달에 나갔습니다. 명예퇴직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만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다섯은 재교육 프로그램 신청했어요. 태양광 설치 기사 자격증 준비한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잠시 멈췄다. 우리 회사 보도자료에는 ‘일자리 전환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온다. 보조금 수치도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오십 대 중반에 처음 배우는 자격증이 어떤 무게인지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이만수가 창고 한편 문을 열었다. 낡은 공구들이 반듯하게 정렬되어 있었다. 누군가 마지막으로 닦아두고 간 것처럼 먼지 하나 없었다.

“이건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그가 공구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나를 보지 않았다.

나는 대답을 알고 있었다. 폐기 처리. 아니면 경매. 인수인계 매뉴얼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냥 공구들을 같이 바라봤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발전소 뒤편 산등성이가 보였다. 그 너머 어딘가에 과거 탄광이 있었다. 지역 경제가 한때 거기에 몰렸다가 흩어진 자리. 지금은 그 자리에 풍력 터빈 단지 조성 계획이 잡혀 있었다. 내 회사가 수주한 사업이었다.

바람이 차가웠다. 이만수는 담배를 꺼냈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재생에너지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천천히, 굴뚝을 바라보면서. “그냥… 여기도 있었다는 걸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해서요.”

나는 그 말에 뭐라고 대꾸하지 않았다.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저 굴뚝과 바람과 그 남자를 같이 바라봤다. 한청에너지 상무이사로서 내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 굴뚝들보다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해가 기울면서 발전소 그림자가 주차장까지 길게 뻗었다. 나는 렌터카에 올라타기 전 한 번 더 건물을 돌아봤다. 굴뚝은 하늘 한 조각을 정확하게 잘라내고 있었다. 연기도 없이, 아무것도 내뿜지 않은 채, 그냥 서 있었다. 지금도.

본 글은 허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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